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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부터 영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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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29회 작성일23-09-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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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부터 영원까지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 (시 102:12)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이르리니 (시 103:17)

걱정은 언제나 한 보따리이다. 그 걱정의 절반 이상은 자손과 그 자손이 아닐까? 뉴스 속의 험한 세상이나 먹고 사는 문제, 온갖 정치, 사회의 이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숨이 끝나길 기다리면 삶이 다 갈 것이다. 우리 가족, 피붙이의 문제만 파헤쳐도 문제는 복잡한데. 또 막상 들여다보면 다르지 않다. 약간의 거리만 둬도 결국 “남의 일”이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303호나 304호나 다 똑같다고. 우리의 고민은 “거기서 거기”라는 거겠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청소를 맡으신 여사님들께서 호칭을 “이동이”, “오동이”하는 걸 보고 의아했었다. 친근해 보이지만, 자매 같진 않은데 왜 돌림자를 쓰나? 나름 추리력을 가동시켜 답을 알아냈다. 2동이는 102동 전담이시고, 5동이는 105동 여사님이셨다. 굳이 이름, 나이 다 안 밝혀도 즐겁고 동등한 관계에서 소통할 수 있는 그들의 지혜가 새삼 존경스러웠다. 밝은 표정의 그녀들이 건강해 보이고 부러웠다.

반면, 산책길의 정자에는 투덜이 할머니가 계시고 거의 매일 누군가의 흉을 보신다. 일하고 이윤을 남기지는 못해도 공기 속에 나쁜 것들을 남기고 싶진 않다. 예쁜 말, 예쁜 표정이 안되는 상황도 많지만, 어떤 “의”는 자손의 자손에 이른다.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른다. 영원부터 영원까지 죄의 질긴 고리가 이어졌고,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의 의는 유효하다. 신비로운 은혜의 세계이다. 유한한 짧은 인생이 고리가 되어 가족이 되고, 공동체가 되어 감사하다.

이왕 연결고리가 맺어진 김에 사랑하고 살기를 기도한다.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사람들 속에서 이동이, 삼동이하며 밝게 웃는 여사님들 생각에 흐뭇한 하루이다. 시간의 한계 속에 살더라도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공유할 수 있다. 그의 의와 그의 자비는 한 대에 끝나지 않으니까. (2023. 9. 27. 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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