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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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35회 작성일23-06-28 21:06본문
메롱메롱
선크림을 발라도 점과 기미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큰맘 먹고 마스크 팩을 샀는데, 거짓말같이 마스크를 떼자마자 새로운 큰 “점”을 발견했다! 암 환자가 무슨 피부 타령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몇 년 만에 만난 사람들이 연속해서 남편이 동안이라는 칭찬을 했다. 그 말은 나만 나이 들어 보인다는 뜻? 4살이나 어린 나는 억울했다. 엄마 노릇 잘하진 못해도 존재 자체가 고맙지 않겠냐며 내 손으로 내 민머리를 “쓰담쓰담” 했지만, 이제는 살 만한 건지 철이 덜 든 건지 그동안 못한 것도 생각나고, 불평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눈썹 문신도 하고 싶고 치아스케일링도 하고 싶고, 점도 싹 빼고 싶다. 물론 의사 선생님은 다 하지 말라셨다. 외모에는 관심이 없는 축에 속했었는데 아파서 못한다니 좀 억울했다.
“대학 가면 이것저것 해야지” 하고 기대하는 고등학생 딸 마냥 “그 날”을 기다리다가 그저께 아침 검은 점 두 개를 보았다. 내 혓바닥에서! 혀를 내밀고 자외선을 쏘일 만큼 정신이 이상하지는 않은데. 순간 공포감이 밀려왔다. 방자하고 교만한 언행이 떠오르며 어느덧 회개의 동굴에 들어가 있는 나를 발견했다.
동굴에 들어갈 때는 분명 어둠이었다. 마침 밤중에 도둑처럼 잠입한 모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어제는 온종일 비실거리며 거울 속의 나에게 “메롱메롱”거렸다. 점 두 개 중 한 개는 없었다. 어차피 오늘 진료가 있어서 유혹을 참으며 검색을 하지 않았다. 찬양을 듣고 부르고 기도하는 동안 차츰차츰 어둠이 걷히고 평안이 깃들었다. 오늘 아침 병원에 혼자 나섰다가 진료 카드도 분실하고 혈압도 이상하게 재서 이상하게 전송하고 “바보 수현”을 중얼거렸다. (다 쓰자면 지면이 모자랄 지경) 남편이 등장하고 무용담을 나누며 평안을 찾았다. 혀의 점마저 사라져서 머쓱할 정도였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오가며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두려웠지만 모든 순간 혼자가 아니었다. 병원 곳곳의 말씀들이 내 눈길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다독여주었다. 내가 “바보 수현”을 외쳐도 “너는 보배롭고 존귀한 내 딸”이라고 더 크게 외치신다. 내가 “나는 이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하고 좌절할 때 도움이시고 방패이시고 지지자가 되신다. 그 얼굴과 이름은 때마다 다르지만 “배후는 하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전 12:13,14)
저의 본분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는 것이네요. 오늘 엔허투 17차를 맞았습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투자하시는 것인가요? 저는 목숨을 다해 충성할 의무만 지고 있나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악한 보스라면 망설이겠지만, 신학 박사는 아니라도 저는 알아요. 지식이 아니라 관계로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본분을 망각하지 않길 다짐합니다.
충성! 하나님 아.버.지! (2023. 6. 28. 조수현)
선크림을 발라도 점과 기미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큰맘 먹고 마스크 팩을 샀는데, 거짓말같이 마스크를 떼자마자 새로운 큰 “점”을 발견했다! 암 환자가 무슨 피부 타령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몇 년 만에 만난 사람들이 연속해서 남편이 동안이라는 칭찬을 했다. 그 말은 나만 나이 들어 보인다는 뜻? 4살이나 어린 나는 억울했다. 엄마 노릇 잘하진 못해도 존재 자체가 고맙지 않겠냐며 내 손으로 내 민머리를 “쓰담쓰담” 했지만, 이제는 살 만한 건지 철이 덜 든 건지 그동안 못한 것도 생각나고, 불평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눈썹 문신도 하고 싶고 치아스케일링도 하고 싶고, 점도 싹 빼고 싶다. 물론 의사 선생님은 다 하지 말라셨다. 외모에는 관심이 없는 축에 속했었는데 아파서 못한다니 좀 억울했다.
“대학 가면 이것저것 해야지” 하고 기대하는 고등학생 딸 마냥 “그 날”을 기다리다가 그저께 아침 검은 점 두 개를 보았다. 내 혓바닥에서! 혀를 내밀고 자외선을 쏘일 만큼 정신이 이상하지는 않은데. 순간 공포감이 밀려왔다. 방자하고 교만한 언행이 떠오르며 어느덧 회개의 동굴에 들어가 있는 나를 발견했다.
동굴에 들어갈 때는 분명 어둠이었다. 마침 밤중에 도둑처럼 잠입한 모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어제는 온종일 비실거리며 거울 속의 나에게 “메롱메롱”거렸다. 점 두 개 중 한 개는 없었다. 어차피 오늘 진료가 있어서 유혹을 참으며 검색을 하지 않았다. 찬양을 듣고 부르고 기도하는 동안 차츰차츰 어둠이 걷히고 평안이 깃들었다. 오늘 아침 병원에 혼자 나섰다가 진료 카드도 분실하고 혈압도 이상하게 재서 이상하게 전송하고 “바보 수현”을 중얼거렸다. (다 쓰자면 지면이 모자랄 지경) 남편이 등장하고 무용담을 나누며 평안을 찾았다. 혀의 점마저 사라져서 머쓱할 정도였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오가며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두려웠지만 모든 순간 혼자가 아니었다. 병원 곳곳의 말씀들이 내 눈길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다독여주었다. 내가 “바보 수현”을 외쳐도 “너는 보배롭고 존귀한 내 딸”이라고 더 크게 외치신다. 내가 “나는 이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하고 좌절할 때 도움이시고 방패이시고 지지자가 되신다. 그 얼굴과 이름은 때마다 다르지만 “배후는 하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전 12:13,14)
저의 본분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는 것이네요. 오늘 엔허투 17차를 맞았습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투자하시는 것인가요? 저는 목숨을 다해 충성할 의무만 지고 있나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악한 보스라면 망설이겠지만, 신학 박사는 아니라도 저는 알아요. 지식이 아니라 관계로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본분을 망각하지 않길 다짐합니다.
충성! 하나님 아.버.지! (2023. 6. 28. 조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