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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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60회 작성일23-04-22 12:04본문
암살
풋풋한 단발머리 문학소녀였던 여중생 시절. 악의 세계는 책이나 영화 속에만 있었다. 나는 안전한 가정의 울타리에서 자랐고 다들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된 후에도 습관처럼 “셀프검열”을 통해 영화를 골랐고 “15세 이하”면 괜찮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리모콘 덕에 보기 힘든 장면은 두 배 속으로 넘겨 버리다가 요즈음은 내성이 생긴 건지 “잘 본다”. 싸움장면이 무섭기는커녕 지루할 지경이다. 어차피 대역의 연기이고, 주인공은 죽지 않으니까!
그런데 “성경 안에” 암살 계획을 품고 옷 속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기고 왕에게 접근한 자객이 있다. 모압 왕, 에글론을 죽인 사사 에훗 이야기이다. 에글론은 몸집이 비대했고 에훗은 왼손잡이였다. 장면은 구체적이고 디테일이 살아있다. 암살은 뜻밖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왕의 화장실이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거사가 치러지고 에훗은 유유히 현장을 떠난다. 그 후 용사 만 명이 죽고 한 사람도 도망하지 못한 승리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어진다. 에훗이 선한 군주여서라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악을 행하여서이다.
에훗이 그에게로 들어가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는 중이라 에훗이 이르되 내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왕에게 아뢸 일이 있나이다 하매 왕이 그의 좌석에서 일어나니 에훗이 왼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허벅지 위에서 칼을 빼어 왕의 몸을 찌르매 (삿 3:20,21)
도덕의 잣대로 사사를 비방하거나 판단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공의와 이스라엘에 대한 인내로 가득한 사랑이 피 튀기는 사사기에도 절절히 묻어난다.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백성들의 마음은 이미 “엉망진창”으로 향하고 있으니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사사기의 시간은 아주 낯설지 않다.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하나님! 용서해 주시기를, 죄에서 돌이키기를 기도합니다. 은혜와 자비에 희망을 겁니다. (2023.4.22. 조수현)
풋풋한 단발머리 문학소녀였던 여중생 시절. 악의 세계는 책이나 영화 속에만 있었다. 나는 안전한 가정의 울타리에서 자랐고 다들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된 후에도 습관처럼 “셀프검열”을 통해 영화를 골랐고 “15세 이하”면 괜찮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리모콘 덕에 보기 힘든 장면은 두 배 속으로 넘겨 버리다가 요즈음은 내성이 생긴 건지 “잘 본다”. 싸움장면이 무섭기는커녕 지루할 지경이다. 어차피 대역의 연기이고, 주인공은 죽지 않으니까!
그런데 “성경 안에” 암살 계획을 품고 옷 속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기고 왕에게 접근한 자객이 있다. 모압 왕, 에글론을 죽인 사사 에훗 이야기이다. 에글론은 몸집이 비대했고 에훗은 왼손잡이였다. 장면은 구체적이고 디테일이 살아있다. 암살은 뜻밖의 장소에서 일어난다. 왕의 화장실이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거사가 치러지고 에훗은 유유히 현장을 떠난다. 그 후 용사 만 명이 죽고 한 사람도 도망하지 못한 승리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어진다. 에훗이 선한 군주여서라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악을 행하여서이다.
에훗이 그에게로 들어가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는 중이라 에훗이 이르되 내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왕에게 아뢸 일이 있나이다 하매 왕이 그의 좌석에서 일어나니 에훗이 왼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허벅지 위에서 칼을 빼어 왕의 몸을 찌르매 (삿 3:20,21)
도덕의 잣대로 사사를 비방하거나 판단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공의와 이스라엘에 대한 인내로 가득한 사랑이 피 튀기는 사사기에도 절절히 묻어난다.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 백성들의 마음은 이미 “엉망진창”으로 향하고 있으니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사사기의 시간은 아주 낯설지 않다.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하나님! 용서해 주시기를, 죄에서 돌이키기를 기도합니다. 은혜와 자비에 희망을 겁니다. (2023.4.22. 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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