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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

그들이 네 땅에 머무르지 못할 것은 그들이 너를 내게 범죄하게 할까 두려움이라 네가 그 신들을 섬기면 그것이 너의 올무가 되리라 (출 23:33)

“하나님을” 경외하고 두려워하라는 말씀은 자주 들었지만, “하나님이” 두려워하신다는 말씀은 생경하다. 하나님은 우리가 범죄 할까 봐서 두려워하신다. 이방 신을 섬기다가 올무에 걸리는 불상사를 미리 걱정하시는 부모의 마음이다. 우리는 어리석은 길을 생각 없이 걷다가 길을 잃고, 후회를 반복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걱정하신다.

그제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병원에 갔다. 11차 엔허투는 잘 맞았다. 여러 서류를 제출하고 어제는 약 처방을 해 주시는 교수님을 만났다. 건망증은 심해진 것도 같지만, 별 이상은 없을 것이라 믿었다. 교수님도 괜찮을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인지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가뿐한 마음으로 검사실에 들어갔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나왔다. 생각보다 어려웠고 교수님도 당황하셨다. 늘 그렇듯이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생긴 변수에 어리둥절하고 어떤 해석을 해야 하나 복잡했다.

100% 확정은 아니지만, 제약회사 차원의 할인이 있을 것 같고 국민 건강보험은 아직 적용받지 못한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하며 감사했다가 인지검사결과에 무너지고 말았다. 사람을 아주 겸손하게 만드는 시험이었다. 다음 인지 시험은 8월이다. 이따가 간단한 수학 문제집이라도 사러 가려고 한다. 깜박깜박하는 기억력도, 인지력과 계산실력도 다 무너지지는 않기를 기도한다. 무엇보다 주님을 향한 사랑과 신뢰, 평안과 안식을 위해 기도한다.

불신과 배신의 올무에 빠지지 않게 붙들어 주세요! 하나님의 품에 평안히 거하게 하소서. (2023. 2. 23. 조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