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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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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736회 작성일23-03-0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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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 마리

인도네시아 재래시장에 처음 간 날, 그 활기와 다채로운 매력에 사로잡힌 기억이 떠오른다. 나름 표정관리를 하며 야무진 척했던 내 모습에 지금은 실소가 나온다. 가격 흥정과 사고 싶던 먹거리를 사는 데 성공! 닭 한 마리만 사면 미션 완성이다. 그런데 살아서 푸드덕거리는 닭을 울타리 안에 가두어 두고 파는 것이었다! 엉겁결에 닭 한 마리를 지목하였더니 잠시 후에 오면 손질해 두겠다고 한다.

즉시 “목 비틀림”을 당한 닭의 비명을 뒤로하고 따뜻한 비닐봉지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주 신선한 닭이었다! 그 닭을 손질하는 것도 내 몫이었다. 오늘 레위기의 제사를 보니 콩팥과 간, 기름과 피에 대한 가감 없는 표현이 적혀 있다. 나의 첫 반응은 “휴 다행이다. 이 귀찮은 제사를 이젠 안 해도 되다니!” 그런데 지금은 의미 없는 제사법이라면 아예 성경에서 빼 버리지 왜 그냥 두신 것일까? 종이랑 잉크값도 오르는데….

그 모든 기름을 화목제 어린 양의 기름을 떼낸 것 같이 떼내어 제단 위 여호와의 화제물 위에서 불사를지니 이같이 제사장이 그가 범한 죄에 대하여 그를 위해 속죄한즉 그가 사함을 받으리라 (레 4: 35)

나는 레위기를, 성경을 사람의 입장에서 읽고 있었다. 죄의 심각성과 대가를 별 것 아닌 것으로 혹은 심지어 귀찮은 것으로 치부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고심과 애통 끝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리게 하셨건만 나는 정말 무엇을 드린 걸까? 한 번도 드린 적이 없는 구약의 제사에 대한 불평이라니! 그 의미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로 “레위기는 재미가 없어”라는 말을 편하게 내뱉던 것을 반성하고 반성한다.

주님! 제가 주님께 맞춰야 하는데 주님의 방식을 불평하다니요! 손을 뻗어도, 다리를 늘려도 결코 닿을 수 없는 거룩한 기준에 주님께서 내려와 맞춰주시니 감사합니다. 여전히 철이 없고, 아둔하지만, 그래서 더욱 주님의 오래 참으심과 긍휼에 의지합니다.
 
레위기를 통해 가르치시고 깨우치시길 기대합니다. 감사드리며…. (2023. 3. 1. 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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