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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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361회 작성일22-04-16 07:29본문
마땅히 두려워할 자를 내가 너희에게 보이리니 곧 죽인 후에 또한 지옥에 던져 넣는 권세 있는 그를 두려워하라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를 두려워하라 참새 다섯 마리가 두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하나님 앞에는 그 하나도 잊어버리시는 바 되지 아니하는도다 너희에게는 심지어 머리털까지도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니라 (눅 12:5-7)
두려워하라는 건지, 두려워하지 말라는 건지 헷갈린다. 아카시아 잎사귀를 하나씩 따면서 두근거리던 생각도 잠시 났지만, 이제는 분명한 게 더 좋기도 하다. 어차피 삶은 불분명한 것으로 가득하니, 뭐 하나라도 선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도 갑자기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3년 전 채취한 조직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전에 다니던 강남세브란스에 달려가서 기다려서 받아다가 신촌세브란스에 제출하고 임상 동의서를 작성하며 온종일 바빴다. 뭔가 물살에 휩쓸리듯이 행동하는 느낌이었다.
새 임상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기쁜 일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일단 피부 문제는 암이 아니라기에 감사했다. 기도해주신 분들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캐싸일라와 달리 아직 이름도 정해지지 않은 초기 임상 단계라서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한다. 누가복음 12장 말씀이 두려워하라는 건지, 두려워하지 말라는 건지 헷갈려서, 목적어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말씀처럼 보인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fear(두려움)가 아니라 faith(믿음)를 택하라는 것이다. 주문 외우듯이 “두려워하지 말자, 다 잘될 거야, 파이팅”으로 돌려막는 것이 아니라, 변동하는 장바구니 물가까지 다 꿰고 계시고, 내 머리카락 개수까지 아시는 주님께 내어 맡기라는 뜻이 아닐까?
이번 임상은 약의 효과를 검증하는 시험이면서, 내 믿음을 시험하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와 비장함으로 호기롭게 동의서에 싸인을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그 반대였다. 결국, 힘을 빼고 그의 사랑과 보살핌에 맡기라는 것이다. 세밀하게 살피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이번에도 경험하고 있다. 다 보고 계시며 조율하고 계신 하나님! 귓속말하듯 속삭이신다. “두려워하지 마. 내 귀한 딸아!”
주님, 번지점프를 해 본 적이 없지만, 그 기분은 알 것 같아요.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에요. 주님과 함께 액티비티를 즐기고, 험한 산도 오르고, 시원한 경치도 보고 싶네요. 두려움이 스멀스멀 엄습하지 않게 막아주시고, 몸과 마음이 안녕하도록 지켜 주시길 간구합니다. 새로운 약이라 “신약”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라서 “구약과 신약”을 모두 신뢰합니다. 말씀을 통해 다독이시는 하나님, 길을 여시는 하나님, 실제적인 도움이시고 반석이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신약 임상시험에 문제없이 참여하게 도와주시고, 치료 공백기에 몸과 마음을 보호해주세요. 오늘을 맡깁니다. 저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병들고 약해도 사랑하시고 기뻐하신다니 황송하고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신뢰합니다. (2022. 4. 16. 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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